리틀 걸 블루
… 이제 어린 세상은 늙어 가고 빛나는 모든 것들은 사라져 가네. 내가 바라보는 건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뿐이네, 바로 내가 작고 우울한 소녀라네.
안나는 항상 저 장면이 끝나고 커튼이 닫히면 물에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맨발로 종종걸음을 걸었다. 덤벙대다가 넘어질 때도 있었다. 그럴 때마다 안나는 말했다. 어떻게 내가 넘어질 수 있죠? 어떻게 내가 길을 잃을 수 있을까요? … 안나는 잠에서 깨어나고 싶어 했던 것인지도 몰라. 잠에서 깨어나고 싶었던, 이 도시의 유일한 사람이었는지도 몰라, 안나. 우리들은 너무 아름다운 꿈속에 있거든. 우리들은 아무도 눈을 뜨려 하지 않거든. 왜냐하면 이곳에선 겨울에도 오리가 꽥꽥 울어대니까.